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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과 건강

100세인의 피, 뭐가 다를까?

100세인들은 피가 달랐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35년간의 추적관찰 끝에 나온 결론이다. 1920년 이전 출생 노인 4만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라 신뢰성이 높다.

100세인들의 혈액의 특징

연구에 참여한 사람중 2.7%인 1224명이 100세에 도달했는데, 이들 100세 이상인 사람들은 그 이전에 사망한 사람들에 비해 혈액 지표상에 뚜렷한 특징이 드러났다. 첫 번째가 총콜레스테롤과 철분이 대조군에 비해서 높았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혈안인 의학계에서 해석하는데 난감할 노릇이겠다. 두 번째는 혈당, 크레아티닌, 요산 수치가 60대부터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총콜레스테롤과 철분이 높은 것과 혈당, 크레아티닌, 요산 수치가 낮은 것을 보고 각각의 수치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현대의학은 분석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혈관이 염증없이 건강하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일관된 지표다.

높은 총콜레스테롤

총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들이 장수한다는 연구결과는 많이 발표되어 있다. 스타틴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데, 심혈관질환의 비책이 있는 것처럼 하는 의학계의 상식과 반대인 셈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총콜레스테롤은 문제가 되지 않고, 총콜레스테롤에 대한 HDL비율이 중요하다는 연구가 잇다르고 있다.

HDL은 단백질과 항산화물질이 많이 집적되어 있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그래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100세인 혈액연구에서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추적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HDL과 LDL은 신체 상태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염증등으로 조직이 파괴되면 세포의 복구를 위해서 LDL콜레스테롤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콜레스테롤이 세포막의 형성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동맥경화라는 말에서 드러나있듯이, 정맥이 아니라 동맥에 콜레스테롤이 모여드는 이유는, 동맥이 정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압력이 높아 상처가 잘 나기 때문이다. 혈관조직의 복구를 위해 LDL이 몰리는 것이다.

그래서, 몸의 상태와 별개로 정상수치를 정해놓고 약물을 투여해서 총콜레스테롤이나 LDL수치만을 끌어내리려는 시도는 잘못이다. 총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것은 평소에는 높은 HDL이 염증을 다스리고, 조직에 상처가 나고 세포복원을 할 필요가 있는 비상시에는 LDL이 조직복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혈관이 염증없이 건강하고 탄력있게 유지될 조건인 것이다.

높은 철분
철분은 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철분이 부족하여 빈혈이 되면 영양과 노폐물의 교환이 원활히 일어날 수 없다. 이 외에도 중요한 점은 항산화작용을 하는 카탈라제의 주성분이 철분이라는 것. 넉넉한 철분으로 카탈라제가 풍부해지면 항산화작용이 활발해서 염증이 손쉽게 제어된다. 과도한 염증반응을 막아, 혈관이 파괴되면서 발생하기 쉬운 동맥경화가 예방되는 것이다.

낮은 혈당
혈액 속에 혈당이 높으면 당독소로 인해 염증반응이 활발해진다. 당뇨환자가 백내장이나 당뇨발이 오는 이유다. 혈액 속에 포도당이 높으면 당연히 혈관의 염증도 심해지고 동맥경화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반하여 낮은 혈당은 혈관이 계속 탄력성을 갖고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낮은 크레아티닌
크레아티닌은 근육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이다. 대부분 신장에서 배출되므로 신장기능의 척도가 된다. 신장의 사구체는 모세혈관의 다발인데, 이 사구체가 제기능을 다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사구체를 이루는 모세혈관이 염증없이건강하다는 것.

낮은 요산
요산은 퓨린의 대사산물이고,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은 살코기와 생선, 조개 등의 동물성 단백질이다. 알코올, 특히 맥주에도 퓨린이 많다고 한다. 요산에 매개되어 체내에서 염증반응이 활성화되는 것을 보면, 요산 수치가 낮다는 것도 혈관의 염증이 낮다는 뜻이다.

이제 그렇다면 총콜레스테롤과 철분 수치를 끌어올리는 약, 당뇨를 다스리는 약, 신장기능을 향상시키는 약, 요산을 떨어뜨리는 약을 먹으면 될까? 아마 현대의학은 그렇게 말할 것이다. (당장은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투여하고 있으니, 콜레스테롤에 대해서는 아마도 얼버무릴 것이다.)

이 모든 걸 관통하는 핵심은 혈관이 염증없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100세인의 혈액 특성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혈관을 염증없이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염두에 두면 된다.

100세인 혈액 따라잡기

총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건 쉽지 않지만, 비타민 B3인 나이아신 섭취를 늘리면 HDL 콜레스테롤을 약 15~35% 정도 높힐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HDL은 항염작용을 하니, 콜레스테롤을 높이되 HDL 중심으로 높여서 LDL 증가로 인한 염증발생의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 나이아신이 풍부한 식품에는 바지락, 굴비, 계란, 볶은 땅콩, 살코기, 아보카도, 말린 자두, 무화과 등이 있다.

철분은 통곡류에 많다. 간, 굴, 계란노른자, 녹황색채소에도 많다. 통곡류와 채소를 먹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섭생은 혈당을 잡는 데도 기여하니 일석이조인 셈이다.

낮은 요산수치를 유지하려면 과도한 살코기와 어패류를 피해야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열량의 22% 초과하는 단백질의 섭취는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고 한다. 과도한 단백질의 체내유입이 염증을 일으키면서 혈관의 염증도 가져온다는 것이다. 과유불급이 섭생에도 통하는 원리인 셈이다.

음식과 아울러 지속적이고 적당한 운동은 혈관건강에 필수적이다. 순환이 잘 되어야 산소와 영양이 풍부한 혈액이 혈관을 탄력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체된 혈액은 염증과 혈전으로 이어져 혈관을 망가뜨린다.

금연과 신중한 약물 섭취도 혈관건강에 중요한 요소다. 약물 중에서 베타차단제, 이뇨제, 남성호르몬제, 피임약, 스테로이드제는 HDL수치를 떨어뜨려 혈액의 항산화작용을 막고 혈관의 염증과 동맥경화를 부를 수 있다. 베타차단제와 이뇨제는 대표적인 고혈압약인데, 혈관의 보호를 위해 먹는 약이 혈관을 망가뜨리는 아이러니가 화학약의 현주소인 것이다.

혈전을 분해하는 청국장추출물이나 차가버섯추출물을 늘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천연추출물이라 부작용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혈전분해 작용과 아울러 항산화 효능도 있어서 혈관의 염증을 억제하면서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이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성분을 선택해서 100세인 혈액을 따라잡아보자.

 
참고한 글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1357-023-00936-w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100세인 혈액 연구 논문

https://www.mdpi.com/1422-0067/24/20/15305
데이비스 대학 영양학과의 HDL에 대한 연구 논문
https://cheongkok.com